건강글

버드나무 잎과 아스피린

날고 싶은 자작나무 2022. 5. 27. 06:41

최근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북에 확진자가 나타나고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북 당국이 북의 주민들에게 권고한 대처법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은화를 한 번에 3~4g씩 또는 버드나무 잎을 한 번에 4~5g씩 더운물에 우려 하루 3번 먹는다.’

안궁우황환을 한 번에 1~2알씩 더운물에 타서 3~5일간 먹거나 삼향우황청심환을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2~3번 더운물에 타서 먹는다.’

 

금은화(인동초)_네이버 블로그 건강을 지키는 방법들

 

이를 두고 조선일보 등 반북언론이나 북에 대한 우월의식이 뿌리 깊이 박혀있는 우리사회 일각에선 석기시대냐?’ ‘핵은 만들면서 약은 안 만들고 뭐했냐?’는 식의 비아냥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종편방송이 황금시간 대에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그 내용이 주로 건강식품에 대한 과대광고 수준인 것을 돌아보면 낯 뜨거운 반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은화나 버드나무 차를 마시는 것은 미개한 것이고 아스피린이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개화한 것인가?

 

북의 병원에서는 양한방 협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코로나 확진자 진단과 관련해 북에서는 확진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증상이 있는 모두를 파악해서 관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열자들은 일단 모두 파악 격리 치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가호호 담당의료인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통계는 우리 짐작보다 매우 빠르고 정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북 사회의 현황을 거의 모르는 우리사회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북이 내놓은 처방은 우리 언론들이 대놓고 비웃을 정도로 무모하고 효과가 없는 것일까요?

우선 금은화’, 우리에겐 금은화라는 이름보다 인동초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꽃인데 이 꽃의 항염, 소염, 진통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기관지와 폐 등 호흡기 질환에 쓰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인동초를 몰라 가려볼 수 없다는 것이 약초로 활용하는 것에 가장 큰 결격사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금은화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버드나무 잎은 어떨까요?

버드나무 잎은 서양에서도 고대 히포크라테스는 물론 수메르, 이집트, 아시리아 등에서도 약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약재입니다. 특히 해열, 진통, 항혈전 효과가 뛰어납니다.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아세트살리실산은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혈전치료제이자 해열제인 아스피린의 주원료입니다.

금은화나 버드나무 잎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부작용의 주 증상인 고열, 인후통, 혈전에 적절히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버드나무_픽사베이

 

안궁우황환이나 우황청심환의 경우 중국에서 이미 코로나 환자들에게 쓰이고 있고,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서도 해열, 해독, 진정효과를 위해 흔히 쓰는 약입니다.

 

그밖에도 수시로 소금물 함수(가글)나 꿀을 복용할 것을 권했는데, 이 역시 우리가 예로부터 전염병을 이겨내고,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어렵지 않게 써왔던 방법입니다. 꿀에는 환자에게 쉽게 기운을 북돋는 당분 뿐 아니라 다양한 미네랄과 유익균이 있어 면역력 강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디 약은 식품의 유효성분을 추출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이며, 효능의 그림자로 존재하는 부작용 역시 단순식품으로 뿐 아니라 약을 잘못 복용했을 시에도 따르기 마련입니다.

의료는 어렵고 먼 것, 권위 있는 사람에 의해 다뤄져야 하고 어려운 외국어로 불려야 자연스럽게 느끼는 우리의 현 상황이 혹시 이상한 것은 아닐지 돌아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쉽고 저렴하게 필요로 하는 약을 구해 쓰고, 자신과 가족, 이웃의 병을 돌볼 수 있는 세상, 의료가 멀고 어려운 제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세상이야말로 <향약집성방>을 펴내도록 한 세종대왕의 뜻이기도 하고 <동의보감>을 엮은 허준선생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많이 달라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통과 민족의 지혜를 이어가고 있는 남과 북의 동포들이 이번 환란을 잘 극복해 내고 곧 건강하게 얼싸안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동의보감_네이버다이어리 처음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