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때다.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 약밥, 나물을 먹고 고싸움, 쥐불놀이, 부럼 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 한 해의 건강과 소원, 풍년을 빈다.
오곡에 들어가는 곡식은 찹쌀·수수·차조·검은콩·팥 다섯 가지다. 오곡밥에는 모든 곡식의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부럼(부스럼)을 깨는 풍속은 호두, 밤, 잣 등의 견과류를 껍질째 먹어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일 년간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보름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마신다.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하며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만 듣기를 기원하며 마신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 해 동안의 길흉과 관계가 있다고 믿어 가을 추수 후에 좋은 쌀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가 술을 빚었고 추가로 한약재를 넣기도 했다.
나물은 묵은 나물을 먹는다. 묵은 나물은 전 해에 말려 두었던 여러 가지 나물 재료를 이듬해 정월 대보름 절기에 맞춰 먹는 절식(節食)이다. 묵나물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묵은 나물을 먹으면 다가올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 묵은나물을 볶아 먹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선조들은 제철에 수확해서 말려둔 묵은 나물 9가지를 볶아 먹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묵은 나물은 추운 날씨에 열량을 돋우며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몸의 원기를 회복하라는 뜻이 담겼다. 특히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들은 비타민과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9가지 묵은 나물은 호박고지, 가지,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래기, 박나물, 아주까리 잎, 토란대 등이다. 지방에 따라 먹는 나물의 종류가 달라진다.
묵은 나물을 요리할 때는 반드시 물에 불려야 한다. 물에 담가 어느 정도 불린 뒤 삶아서 다시 불린다. 불린 재료를 건져 물기를 뺀 다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해 둔 재료를 넣고 볶는다. 이때 부드럽게 볶으려면 고기 국물을 조금 넣고 뚜껑을 덮어 무를 때까지 볶으면 맛있다.
묵은 나물은 생나물보다 각종 성분이 농축돼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식이섬유와 비타민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진다.
정은영 socialtimes@naver.com
출처 : 소셜타임스(https://www.esoci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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