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주권 지킴이_농민들 이야기

[농민 총궐기 이모저모]도로 위 볍씨 뿌리며 대책수립 요구

날고 싶은 자작나무 2022. 9. 8. 19:17

지난 뜨거웠던 8월29일, 서울역 인근에서 농가 경영 불안해소 대책 마련 촉구농민대회가 열렸다. 

 

2022 농민 총궐기_연합뉴스

답답함에 달려온 전국의 농민들

 

“기름값, 비료값, 인건비는 다 올랐다. 감당이 안될 정도다. 그런데 쌀값만 떨어지고 있다.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다. 현장은 너무 절박하다.”

김제 부량면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 농민(55)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면서 절박함을 호소했다. 그는 “큰 아들(26)이 지금 같이 농사를 짓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에 오늘 함께 올라왔다”면서 “수확기 쌀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제 금구면의 이상백(70) 씨는 “교통 체증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게 돼 죄송하다. 하지만, 오죽하면 이 많은 농민들이 이 바쁜 농사철에 여기까지 올라왔겠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쌀은 안보산업, 생명산업, 전략산업 아니냐. 그런데 이렇게 천덕꾸러기를 만들면 되겠냐”면서 “암만 얘기해도 안되니 우리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려고 용산까지 왔다. 신곡이 나오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 농민 총궐기_파이낸셜 뉴스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오늘 집회에 참석했다는 전남 영암의 김동운(53) 씨는 “통계청에서 쌀값이 23%정도 떨어졌다고 하는데, 현장 조곡 수매가는 30% 가까이 떨어져 있다. 이 상태로 수확기가 되면 40%, 50%까지 쌀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수확 후 빚만 남는다. 농민들은 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여성농민 이영숙(68) 씨는 “새벽 5시부터 버스를 타고 이곳 서울역으로 왔다. 추석 전 가장 바쁜 때이지만 안 올 수가 없었다”며 “지난해 농사지은 나락이 그대로 창고에 쌓여있고, 지금 당장 수확해도 지역에 저장할 창고가 없다고 한다. 큰 일이다. 쌀 소비가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무슨 대책이라도 마련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못 본 척, 이렇게 방치하지 말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역농협 조합장도 한뜻 

이날 집회에는 지역농협의 조합장들도 대거 올라와 농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전남 영광의 농민들과 함께 한 영광농협 정길수 조합장은 “지난해 수확기 평균 벼 매입가가 40kg 6만7300원이었는데, 판매가가 5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엔 4만8000~4만7000원까지 부른다”면서 “이대로 가면 올해 적자가 60억~65억원 정도 예상된다.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조합원 40명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구정훈 전남 옥과농협 조합장은 “쌀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21년산 쌀을 10월 이전에 시장에서 조기격리를 시켜야 한다”며 “농업은 단순히 숫자로 말할 수 없는 생명산업이자 식량산업이다. 이번 총궐기에 참여한 전국 농민들의 마음과 뜻을 정부와 정치권이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 농민 총궐기_연합뉴스

집회를 마치고 농민들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쌀값 빼고 다 올랐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민들에게 절박한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두행진이 끝난 후 이학구 한농연중앙연합회장은 “농업인들이 바라는 염원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겠다. 우리의 염원이 조속히 시행되지 않으면 올해 가을 전면적인 대규모 투쟁을 불사하겠다”며 농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정부 전면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농가 경영불안해소 대책 마련 촉구 230만 농민 요구사항 
하나. 구곡을 포함하여, 신곡 초과 생산량 즉각적 시장격리 시행하라!
하나. 중장기적 쌀 산업 안정을 위한 특단책 마련하라!
하나. 주요 농기자재 가격 인상분 차액지원 사업 즉각 시행하라!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