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비름은 쇠비름과 풀로 이름은 비름이라고 했지만 비름(비름과)과는 전혀 다른 종이다. 쇠비름의 잎은 쐐기 모양의 번들거리는 작은 타원형처럼 생겼고 비름잎은 깻잎처럼 보이면서 약간 작다. 비름을 한자로는 현(莧) 또는 현채(莧菜)라고 한다.
쇠비름은 야생 기질이 강하다. 풀밭이나 농경지·빈터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콘크리트 갈라진 틈이나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발에 무수히 밟혀도 죽지 않고 멀쩡한 모습이다.
야생초다운 강한 생명력은 집안 내력이다. 쇠비름은 생물학적 분류상 석죽과 쇠비름속에 속하며 여러해살이풀이다. 또한 수분을 많이 지니고 있는 다육식물이다. 그래서 가뭄과 고온 등의 환경 스트레스에 아주 강하다.
웬만해서 죽지 않는다. 뿌리가 뽑히거나 줄기가 잘려 나가도 끄떡하지 않는다. 뿌리와 줄기에서 새 뿌리를 내리고 보란 듯이 잘 자란다.
씨앗은 땅속에서 수년간 썩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한다. 토양의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면 잽싸게 싹을 밀어 올린다. 생육 속도 또한 엄청 빠르다. 비가 자주 내리고 무더운 여름엔 눈 깜짝할 새 자란다.
쇠비름은 맛이 시고 성질이 차다. <의학입문>에는 ‘약성이 아주 차다’고 했다. 모든 문헌에 ‘독이 없다’라고 했지만 쇠비름은 수은 때문에 ‘혹 유독(有毒)’하다고 하는 것이 맞다. 문헌에서는 쇠비름을 말려서 약으로 사용할 때는 줄기와 마디를 제거하고 잎만 사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뿌리만을 제거하고 지상부 전초를 식용·약용하고 있다.
쇠비름은 ‘청열해독약(淸熱解毒藥)’으로 분류돼 있다. 이시진은 ‘마치현이 여러 가지 병증을 치료하는 것은 모두 산혈소종(散血消腫)의 효능을 취할 뿐이다’라고 했다. 바로 어혈을 흩어내고 종기(종양)를 삭이는 데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쇠비름은 종기와 궤양을 치료한다. <동의보감>에는 ‘온갖 종기와 악창(惡瘡)에 주로 쓴다’라고 했고 <본초강목>에는 ‘여러 가지 종기와 치루(치질), 사마귀 등을 치료하는데, 찧어서 환부에 발라준다’고 했다. <의학입문>에는 ‘풍열(風熱)과 옹창(癰瘡)에 찧어서 즙을 먹는다’고 했다. 외용제도 좋고 내복도 효과가 있다.
쇠비름은 상흔을 제거하고 치질에도 좋다. <본초강목>에는 ‘몸과 얼굴에 흉터가 남아 있을 때에 마치현을 달여 낸 물로 하루 두 번씩 씻는다’고 했다. <본초강목>에는 ‘치창(痔瘡)의 초기에 마치현을 생것이나 말린 것이나 상관없이 삶아 익힌 다음 빨리 먹고, 삶아 낸 물로 훈증하고 씻는다. 1개월 전후로 창 구멍이 막히면 즉시 낫게 된다’고 했다. 쇠비름은 소염작용이 강하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쇠비름은 구순염이나 화농성여드름에도 좋다. <본초강목>에는 ‘긴순(緊唇, 구순염의 일종)이나 면포(面皰, 농포성 여드름)에 마치현을 달여 낸 물로 날마다 씻는다’고 했다. 잇몸질환이 있을 때도 좋은데 ‘풍치로 붓고 아픈 증상에 마치현 1줌을 질게 찧어 낸 즙으로 환부를 적셔 준다. 약을 쓴 날에 바로 부기가 사라진다’고 했다.
이러한 효능을 근거로 쇠비름은 잦은 아프타성구내염이 잘 낫지 않을 때 일정 용량을 달여서 식힌 후 자주 가글을 해도 효과적이다. 또 습진, 아토피성피부염 등의 피부염, 타박상으로 인해 붉고 붓고, 열감을 동반하는 통증이 나타나는 급성염증에 찜질을 해도 좋다.
쇠비름은 곤충에 물렀을 때 해독작용도 있다. <본초강목>에는 ‘송충이가 사람을 쏘아 벌겋게 되고 통증이 멎지 않을 때, 벌이나 전갈에 쏘이거나 전갈에 물렸을 때에 마치현을 찧고 삶아서 환부에 붙여 주면 신묘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산행이나 캠핑 중 모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 쇠비름을 찾아보자.
쇠비름은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동의보감>에는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쌀가루와 양념을 넣고 국을 끓여 먹는다’고 했고, <본초강목>에는 ‘성질이 차고 매끄럽다. 독을 풀어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점에서 평소 잦은 설사 시에는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쇠비름은 장내의 종양에도 도움이 된다. <본초강목>에는 ‘혈벽(血癖)과 징가(癥瘕)를 깨뜨린다’고 했다. 혈벽(血癖)은 옆구리에 생긴 어혈이 뭉쳐서 생긴 종괴를 의미하고 징가(癥瘕)는 자궁과 난소에 생기는 덩어리를 말한다. 최근 연구결과 쇠비름에는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쇠비름은 장수하게 하며 눈 건강에도 좋다. <식료본초>에는 ‘수명을 늘여 장수할 수 있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고 했다. <의학입문>에는 ‘피를 흩고 간을 식히며 퍼지는 예막(翳膜)을 물리친다’고 했다. 눈 건강에는 주로 쇠비름씨를 사용하지만 쇠비름 자체도 도움이 된다.
[출처: 농민신문, 헬스경향, 82cook, 블로그 gkh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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